■사당(祠堂)에 고유(告諭)

한 집안의 어떤 큰 일을 치르려면 반드시 먼저 그 가문의 선대의 위패(位牌)를 모신 사당에 고하는 것이 옛 풍습이었다. 그러므로 관계례는 큰 일을 치르게 되는 날짜가 정해지면 관례의 행사일 3일전에 반드시 사당에 고해야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선조에게 몇 대손 ○○이 이미 성장하여 ○○일에 관례식을 행한다는 뜻을 알리는 의식인 것이다. 이 고유(告諭)는 주인(관례식을 치르는 당사자의 조부 또는 부, 혹은 장형 등, 그 가정의 가장 윗어른이며, 만일에 조부모나 부모 또 형이 돌아가신 뒤라면 본인 스스로가 주인이 된다.) 이 사당에 간단하게 주과포(酒果脯)를 진설해 놓고 다음과 같은 축을 읽는 것이다.

 

※ 관례고사축(冠禮告辭祝)

維歲次 ○○ ○月 ○日朔 ○○ 孝玄孫 ○○ 敢昭告于
유세차 태세 몇월 몇일삭 일진 효현손 이름 감소고우
顯高祖考學生府君
현고조고학생부군
顯高祖비孺人○○○氏
현고조비유인○○○씨
○○之子 ○○ 年漸長成 將以○月○日
아버지이름 ○○ 연점장성 장이몇월몇일
可冠於其首 謹以酒果用伸 虔告謹告
가관어기수 근이주과용신 건고근고

[해석]
○○년 ○월 ○일에 현손 ○○은 삼가 묘위(廟位)에 감히 고하나이다.
○○의 아들 ○○이 장성하여 이제 곧 관례를 드리 옵기
삼가 주과를 퍼오며 이를 경건히 삼가 고하나이다.

 

■ 계빈(戒賓)

관례식에서 주인의 가까운 친척과 친절한 벗들을 청하여 참석시킨 연후에 행하는 것이 관례이다, 이때 주인을 도와 빈객을 인도 접대할 인도자는 관례자의 친구중 덕망이 높고 어질며 의식 절차에 밝은 자를 택하여 행사의 진행 절차를 담담하게 한다. 인도자는 바로 관과 의복 등을 주인에게 주고 착복을 지도하는 주례(主禮)인 것이다. 계빈이란 주례를 청한다는 뜻이다,

 

■ 서립의(序立儀)

관례의 날이 되면 먼저 전설을 하고, 일찍 일어나 관복(冠服)을 꺼내서 준비해 놓는다. 주인 이하 온 식구가 차례되로 서 있으면, 주례가 온다. 이 때 주인은 그를 맞아서 방으로 들어온다.

① 주인은 조계(조階 : 동녘 섬돌) 아래 동쪽에서 서향(西向)하여 서고, 그 자제와 친척들은 주인의 뒤에 나란히 두줄로 선다.
② 자제와 친척 중 예의 범절에 능한 사람을 인도자로 삼아 대문 밖에서 서향하여 선다.
③ 관례자(冠禮者)는 쌍곡(雙곡 : 머리를 쌍상투 모양으로 둥그스름하게 묶는 것)을 틀고 사규삼(四揆衫)을 입으며, 행전을 치고 채혜(綵鞋)를 신고 방안에서 남향하여 선다.
④ 관례자(冠禮者)가 맏아들(宗子)이 아닌 때에는 그 아버지가 관례자의 우편에 서며, 종자인 때에는 주인 자리에 선다.

 

■ 관례(冠禮) 직전행사(直前行事)

① 찬(贊 : 의식진행 보조인)은 대문밖에 서향하고 서 있다가 손(賓)이 대문밖에 이르면 빈(賓)이 집안으로 들어가 주인에게 알린다. 주인이 문밖으로 나와 손님을 맞고, 서향 재배하면 손님도 또한 이에 답례한다. 이 때 주인이 찬자(贊者)에게 읍(揖)하면 찬자(贊者)도 그에 따라 읍한다.
② 주인이 읍하며 앞서 손님을 인도하여 들어가면 손님과 찬자(贊者)도 그에 따라 읍한다.
③ 주인은 조계로 올라가 동쪽에서 서향하고 손님은 서계(西階)로 올라 서쪽에서 동향한다.
④ 찬자는 청안에 들어서면서 서향하여 서서 주인과 마주 대하고, 빈은 대청 중간 못미쳐서 약간 동편에 자리를 깐다.
⑤ 관례자는 방에서 나와 방문밖 약간 서편에 서고 종자(맏아들)나 그 아비가 따라 나가서 손님을 맞아들인 후 주인의 뒤에 선다.

 

■ 관례(冠禮)의 본행사

주례가 관례할 자에게 읍하고 관례를 행하려고 자리에 앉아서 관건을 씌우려하면, 관례하 는 자는 방에 들어가 심의를 입고 신을 신고 나온다.
두 번째로 모자를 씌우고, 조삼을 입히고, 혁대를 띄우고, 신을 신긴다.
세 번째로 복두를 씌우고 난삼을 입히고 가죽신을 신긴다. 이것으로 삼가의 예가 끝나는 것이다. 이를 사가(始加), 재가(再加), 삼가 (三加)로 나누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 사가(始加)

① 인도자는 관례자(冠禮者)에게 읍하고 자리에 앉히면, 찬자(贊者)는 빗과 약 (掠)을 가져와서 자리의 편에 놓고, 관례자의 우편에서 같이 서향하고 꿇어앉는다.

② 찬자(贊者)가 빗으로 관례자의 머리를 빗기고 약(掠:網巾)을 씌운다.
③ 집자(執者)가 관건(冠巾)을 들고 서계(西階)의 一층에서 올려주면 빈이 한 계층을 내려가 이를 받아 관례자에게 관을 씌운 후 축사를 읽는다.
④ 관례자에게 관을 더하고 찬자(贊者)가 대(帶)를 메어준다.
⑤ 관례자는 사규삼(四규衫 : 童子服)을 벗고나서 심의대대(深衣大帶)를 하고, 신을 신고 방밖으로 나와 단정히 선다.
⑥ 종자(맏아들)가 관례자이면 빈이 읍하고 자리에 앉게 한 디음 빈이 세수한다.

 

※시가축(始加祝)

吉月令日 始加元服 棄爾幼志
길월영일 시가현복 기이유지
順爾成德 壽考維祺 以介景福
순이성덕 수고유기 이개경복
[해설] 길한 달 좋은 날에 비로소 원복을 입히노니 너의 어린 뜻을 버리고 성인의 덕을 순하게 함으로써 오래 살며 큰 복 받기를 비노라.

 

■ 재가(再加)

① 안내자가 관례자에게 읍하고 자리위에 꿇어앉힌 다음, 세수하고 올라오면 주인은 읍하고 제자리에 선다.
② 집사가 모자를 드리면 안내자는 서계 二층에서 받아 관례자에게 씌우고 재가축
(再加祝)을 읽는다.(이 때 찬자는 먼저 관건(冠巾)을 걷는다.)
③ 찬자(贊者)는 모자의 끈을 메어준다. 그리고는 모두 제자리에 돌아간다.
④ 관례자는 방에 들어 가 심의(深衣)와 신을 벗은 다음, 조삼(早衫)입고, 혁대를 띠고, 혜(鞋)를 신고 문 밖으로 나아가 시가(始加) 때에 서 있던 자리에 가서 선다.
 

※재가축(再加祝)

吉月令辰 乃申爾福 謹以威儀


길월영신 내신이복 근이위의
淑愼이德 壽壽永年 享受遐福
숙진이덕 미수영년 향수하복
[해설] 길한 달 좋은 때에 너의 옷을 입힌 다. 너는 위의를 삼가고 덕을 맑게 하여 오래 살되 영원토록 복을 누리기를 빈다.

 

■ 삼가(三加)

① 재가(再加) 때와 같이 한 후.
② 집사가 복두를 드리면, 안내자가 서계로 내려가 받아서는 자리에 나아가 관례자에게 씌우고, 삼가축 (三加祝)을 읽는다
③ 집사는 모자 등을 걷어 가지고 방으로 들어간다.
④ 관례자는 방에 들어가 조삼(早衫)을 벗은 다음 난삼을 입고, 신을 신고밖에 가 선다.
 

※삼가축(三加祝)

以歲之正 以月之令 咸加爾服
이세지정 이월지령 함가이복
兄弟俱在 以成厥德 黃耆無강
형제구재 이성궐덕 황기무강
受天之慶
수천지경
[해설] 이해 정월 좋은 달과 날에 너의 옷을 다 입히노니 형제가 다 있는 가운데 그 덕을 이루고 머리가 누렇게 되도록 오래 살며 하늘에서 내린 경사를 영원토록 받으라.
 

■ 내초(乃醮)

① 안내자는 자리를 따로 당(堂) 중간 약간 서편으로 당기어 남향으로 편다.
② 찬자(贊者)는 방안에 들어가 손을 씻고, 잔을 닦아, 사(柶)를 나란히 해서 방밖으로 나가 서향(西向)하고, 술잔을 안내자에게 드린다.
③ 안내자는 술잔을 받아 석전(席전)에서 북향(北向)하고 초례축(醮禮祝)을 읽는다.
④ 관례자는 재배(再拜)하고 자리에 올라 남향(南向)하고서 잔을 잡으면 안내자가 제자리로 돌아가 동향 답배(東向答拜)한다.
⑤ 관례자는 왼손으로 잔을 잡고, 오른 손으로 포해(脯해)를 잡고 자리 앞 빈곳에 놓는다. 그런 연후에 자리 끝으로 나아가 끓어앉아 술을 약간 마시고는 물러난다.
⑥ 집사(執事)는 잔대(盞대)를 걷고, 포해(脯해) 등도 걷은 후, 방안으로 들어간다.
⑦ 관례자가 남향재배(南向再拜)하면 손님은 동향재배(東向再拜)한다.
⑧ 관례자가 또한 찬자(贊者)에게 절하면, 찬자(贊者)도 동향답배(東向答拜)한다.
 

초례축(醮禮祝)

旨酒旣淸 嘉청令芳 拜受祭之
지주기청 가청령방 배수제지
以定爾祥 承天之休 壽考不忘
이정이상 승천지휴 수고불망
[해석] 술이 이미 맛있게 맑으므로 꽃다운 너에게 권한다. 절하고 받아 제사를 지내어 상서로운 일을 정하고 하늘이 내리는 아름다움을 이어 받아 오래 살면서 잊지 말라.
 

■ 자관자(字冠者)

안내자가 서계(西階)로 내려가 그 앞에 동향하고, 주인은 서향하고 있으면, 관례자가 또한 서계(西階)로 내려가 안내자는 약간 동편에서 남향하면 안내자나 손님 중에서 관례자의 자(字)를 지어준 연후에 다시 축을 읽는다. 그러면 주인, 안내자, 찬자(贊者), 손님, 친척이 모두 물러간다. 이를 내퇴(乃退)라 한다.

 

자관자축(字冠者祝)

禮儀旣備 令月吉日 昭告爾子
예의기비 영월길일 소고이자
爰字孔嘉 모士攸宜 宜之于하
원자공가 모사유의 의지우하
永受保之
영수보지
[해석] 예의를 이미 갖추었기에 좋은 달 길한 날에 너의 자(字 : 이름 외에 부르는(이름)를 맑게 짓는다. 글자가 심히 아름다워 뛰어난 선비의 자로 알맞고 너의 복에도 알맞다. 받아서 영원히 보존 하여라.

 

■ 사당현알(祠堂見謁)

주인은 관례를 치른 자를 데리고 사당에 현알케한다. 사당에서 물러나온 관예자는 부모에게 북향재배(北向再拜)하고, 고자(姑자) 및 일가친척들에게 행례한 다음에는 자기보다 수하인 비유(卑幼)들의 절을 받는다.
 

사당현알축(祠堂見謁祝)

某之子 ○○ 今日冠畢 敢見
모지자 이름 금일관필 감현

이와 같은 의식 절차가 끝나면 예빈(禮賓)의 차례가 된다. 즉 관례(冠禮) 행사에 참석한 손님 그리고 행사(行事)에 수고해준 안내자와 찬자(贊者)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하여 재배하면 그들은 다시 주인에게 답배한다. 이렇게 인사가 끝난 다음에는 곧 술과 안주와 음식 등을 내어 내빈을 정성껏 대접한다.